대형버스 운전 연수는 운전학원? 사설 연수원? 어디서 해야 할까

2021. 6. 12. 22:47운전직공무원/학습정보

버스 운행 승무원이나 운전직 공무원(서울시 등 경력을 필요로 하는 지역의 경우) 지원자의 경우 대다수는 대형버스를 운행해 본 경험 없이 결심을 하게 된다. 아마도 운전면허 '대형' 기능시험 현장에서 처음 핸들과 페달을 마주하는 경우가 다반사라 봐야할 것 같다. 필자도 서울 강남 운전면허 시험장에서 만난 현대 대형버스 시험 차량에 앉아 본 것이 인생 첫 경험이었다.

주위에 어떻게 '대형' 운전면허를 취득했냐 물으면 둘 중 하나다. 운전학원에서 땄거나 맨땅에 헤딩하기 식으로 붙을 때까지 무작정 응시하는 거다. 둘 중 어느 한쪽으로 결심하더라도 문제는 없다. 운전면허 취득은 말 그대로 면허의 취득이 목적이지 시험장 안에서 이 버스의 특성이 어떻고 에어브레이크가 어떻고 외륜차, 내륜차를 알아보고 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문제는 실전이다. 대형면허를 취득하고 호기롭게 통근 등의 전세버스나 노선버스(마을버스나 간선버스 등) 운수회사에 문을 두드려보아도 문화적 충격을 받게 될 것이다.

 

"운전 어떤 차 해봤는데요?"

 

아마 몇몇은 뻥 좀 보태서 '포터 좀 몰아봤고요 5톤 운행해봤습니다'라고 어영부영 답할 거다. 상대가 믿던 말던 간에. 5톤짜리 트럭 차종이 어떤 이름인지 알 길이 없다. 일단 부딪히자는 마음 때문이니까.

그렇게 어영부영 면접을 통과했다 하더라도 실기 혹은 노선 견습을 시켜본다며 버스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걸어보라고 할 때 다 뽀록이 난다. 시동도 꺼뜨리고 파킹브레이크 레버를 찾게 되고 수동은 자신있다며 호기롭게 기어 넣고 클러치를 떼는데 버스가 말타기 하듯 울렁울렁 거리면서 앞으로 나아간다. 이렇게 되면 100% 집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이럴수가. 나의 꿈은 공항리무진이나 운전직 공무원이 되는 거였는데 몇 분도 되지 않은 짧은 순간에 집으로 돌아가라는 소리나 듣다니. 이게 실화?

 

 

사설 버스운전연수원에 대해 알아보자

포털이나 구글에 '버스운전연수' 등의 키워드로 검색해보면 적지 않은 사설 연수원이라 하는 학원류의 업체들이 나오는 걸 볼 수 있다. 일정 금액의 등록비를 받으며 실제 버스로 학원생들을 운전 교습을 시켜줌과 동시에 거주지 또는 지역의 버스운수회사들(보통 초보자들이므로 마을버스회사)로의 연계를 통해 취업까지 알선해준다. 아니 이 정도면 좋은 곳 아니야?

 

출처: 구글 검색

일단 필자가 경험해 본 버스운전연수원에 대해 아래와 같이 요약을 해보겠다.

1. 영세하다

2. 버스 차량이 너무 오래 되었다

3. 알선 가능한 업체들이 그리 새롭지 않다

 

우선 이곳이 과연 적법한 절차로 학원 등의 인가된 시설은 맞을까 싶은 아주 작은 사무실 안에서 설명과 등록, 연수과정 안내가 이루어지는데, 여기서 바로 몸을 돌려 문을 열고 나오면 되겠지만 쉽지 않다. 여러분은 어떻게든 버스를 운전하는 방법을 익혀야 하기 때문이다.

비용은 연수 희망 기간이나 알선 희망 지역에 따라 상이하긴 한데 어느 정도 자동차 운전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최소 50만원 이상의 연수 비용을 제시 받게 될 것이다. 연수 기간 등의 조정이나 현금 납부 등을 제시하면 할인 가능성이 있다.

 

연수원이라 하는 업체마다 여건이 다를 수 있으나 교육생들을 연수시키는 버스 차량이 너무 오래 되었다는 것도 실무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단점으로 꼽을 수 있었다. 현대 에어로타운이나 카운티 등은 현역 마을버스로 사용되는 현대 그린시티나 자일대우 BS090 등의 차종과는 크기나 엔진(연료) 레이아웃이 다르기 때문에 운수회사 등에 입사해서 견습을 받게 되면 다시 새로운 기분으로 입문해야 하기 때문에 연수원을 선택하게 된다면 차종을 필히 확인해보아야 한다.

필자는 한 연수원을 통해서 버스회사 알선은 제외하고 교육만을 받고자 등록한 적이 있는데, 아직도 굴러가는 것이 신기할 정도의 현대 에어로타운 구형 모델이 눈 앞에 서 있었다. 물론 디젤 엔진인데다 클러치 또한 오래된 사용감으로 인해 대형버스 운전을 업으로 하느냐에 대해 진지하게 다시 생각해보게 되기도 하였다.

심지어 저녁 뉴스에서나 보았을 법한 사제 튜닝이 되어 있었는데 운전석 우측 보조승무원 좌석 발판에 설치되어 있는 보조 브레이크 페달이 그 대표적인 예다. 교육생이 치명적인 운전 실수를 하게 되면 강사가 제동을 해야할 수도 있기 때문인데 이게 과연 적법한 개조인지 의심스러운 퀄리티여서 더욱 정신차리고 연수에 임했던 기억이 난다.

 

그 어떠한 바탕이나 연줄 없이 맨땅에 헤딩하듯 버스운수회사까지 알아봐야 하는 절박한 심정이라면 사설연수원에서 알선해주는 취업도 나쁘지는 않다. 일단 어떤 여건이든 간에 버스 운전을 어느 정도 할 줄 아는 수준으로 가르쳐준 후에 버스회사 입사까지 시켜준다는데 나쁠 게 없다.

다만 버스운수회사는 말 그대로 운전승무원에게는 '직장'이다. 누구에겐 평생 직장이 될 수도 있다. 그렇게 중요한 것을 타인에게 맡겨서 입사하기 보다는 자기 스스로가 어떤 회사가 운행노선이 적정하고 배차간격은 어떠하며 또 근무여건은 어떠한지, 급여는 어떤지 스스로 알아보고 지원하는 방법을 추천하고 싶다.

물론 노선버스 업계가 잡코*아나 사*인 등을 적극 활용하며 구인을 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 보통 어느 정도 운행 경험이 있는 기사를 업계 관계자나 자사 소속 기사 인맥을 통해 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운전은 곧 사고와 연결되기 때문에 경험을 무시할 수 없다.

다시 말해, 사설연수원을 통해서 이제 갓 버스 운전 좀 해본 사람을 친절하게 받아주는 운수회사들은 어떤 곳일까? 인력교체가 잦을 수밖에 없고 또 그러한 이유가 분명 있기 마련일 거고 아무튼 그다지 좋은 느낌은 들지 않을 것이다. 특히 사설연수원의 알선을 통해 버스운수회사에 입사했다 하더라도 그 다음 단계부터는 오롯이 자기 스스로가 모든 일에 책임을 지어야 한다. 입사 하루 이틀 만에 불의의 교통사고를 일으켜서 배상을 해야 하는데 연수원에서 서포트해줄 리가 만무하다. 내 직장은 내 스스로 찾고 결정하는 걸 권한다.

 

앞서 필자의 마을버스 운수회사 취업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다시 보자면 (아래 URL 클릭), 회사 자체 견습을 진행하는 곳도 있지만 최소한의 연수를 받고 오길 희망하는 곳도 있다. 버스운전이라는 건 장난감도 아니고 주말 나들이용 렌터카도 아니다. 크기 기다란 차량 안에 승객을 태우고 요금을 받고 고도의 집중력과 운전 기술로 노선을 운행해야 하는 일이다.

https://johnsweek.tistory.com/183

 

좋은 마을버스 회사 입사하는 법 - 무 경력 신입 필독

(2020년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마을버스를 비롯한 각종 노선버스를 운행하는 운수회사들이 긴축 운영 중이다. 예년에 비해 입사하기가 더욱 까다로워진 셈. 어서 하루 빨리 백신이 개발되어 코로

www.johnsweek.net

 

버스운전 사설연수원의 면면을 보면 분명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그런데 나는 대형 운전면허를 땄을 때에도 유튜브 보며 겨우 몇 번 만에 붙었으며 내가 가고픈 운수회사에서는 견습을 진행하지 않고 경력자만 선호한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설연수원을 찾아가볼 것을 권한다.

 

노선버스 또는 전제버스 회사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견습'이란 교육이 아니다. 현직자가 운행하는 모습을 보면서 네 스스로 최대한 익히라는 뜻이며 견습 기간 중에는 급여도, 고용계약도 사고에 대한 회사 책임도 보장되지 않는 불합리함을 지원자가 2주에서 1개월 이상을 감내하며 어깨너머 배우는 기간이다.